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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우 [pixel의 언어] 2018. 7.28 - 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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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정


2018. 7. 28 (토) - 8. 14 (화)

관람시간 : 10:30 - 18:00 매주 월요일 휴관

세움아트스페이스 제 1, 2, 3 전시실


◈ 전시 서문


 한편 작업실에서 거침없이 선을 그려나가는 작가의 모습은 흡사 시간을 기록하는 사람 같았다. 실제로 작가는 일상에서 경험한 사람이나 공간의 이미지를 글로 남겨 구체화하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가령, 그가 만난 사람들, 좋아하는 음악, 오고 가는 길에서 마주한 도시풍경, 책에서 접한 과거의 도시와 여행지 등은 작가가 구현하는 언어의 원형으로 작용한다. 이 축적된 소재, 즉 대상이나 사건과 같은 기억은 '픽셀'이라 불리는 작은 사각 형태들로 이루어져 해체되거나 새롭게 재구성된다.


 어느 방향에서건 시작된 직선의 흐름이 곧게 뻗어 직선으로 만나거나 사선과 교차하여 다각형 패턴이 펼쳐진다. 디지털 이미지의 가장 작은 단위인 ‘픽셀’은 작가가 빛으로 그린 추상화다. 작가는 ‘픽셀’을 기본조형 삼아 작품과 함께 미디어 예술과 퍼포먼스 등 폭넓은 장르로의 전환을 이뤄내고 있다. 놀이하듯 작품을 완성하고, 완성된 작품과 함께 다양한 활동을 병행하는 작가는 자신의 삶을 투영한 새로운 언어로 우리에게 대화를 시도한다. 작가의 주재료는 마카다. 최근에는 아크릴 물감뿐만 아니라 먹과 붓으로 추상 형태를 그려 넣은 족자형 작업과 캔버스 위에 직접 스티치를 하는 등 여러 실험이 계속되고 있다. 작가는 종이에 텍스트를 적어 내려가며 하루를 시작한다. 시와 에세이 같은 그 날의 심상을 종이에 옮기고, 픽셀이나 기호로 변환되어 도화지로 확장한다. 작가의 종이드로잉이나 실험과 같은 작업은 작품과 함께 임의로 이루어지며 작가에게 독립적인 대상이 되기도 한다. 선별된 작품은 평면 픽셀 드로잉에서 입체로의 전환과 동시에 그의 언어가 화면 밖으로 떨어져 나와 사물이 되었다.


 작가가 소재를 통해 읽어낸 리듬 안에서 현전(presence)에 이르게 하는 픽셀들은 숨어있는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낯선 언어들 사이, 작가의 의도를 가늠하게 하는 작품에 달린 몇 단어들만이 그의 세계에 한 걸음 다가서는 단서가 될 뿐. 픽셀 자체로 이야기되고 팽창한다. 작업이 진행됨에 따라 초기 균등한 크기의 픽셀들은 점차 확대된 픽셀들이 혼합되어 강한 대비 효과와 운율 감이 더해진다. 곡선으로의 면 처리 방식이나 율동감 있는 픽셀의 구성변화들은 경험을 해석하는 내적 도약을 포함한다. 그 중 <햇반컵반> 시리즈가 흥미롭다. 다른 픽셀 드로잉과 구별되는 원통형 구성이 <햇반 컵반>만의 상징적인 모티프가 된다. 총 5점 공개되는 이 시리즈는 그의 일상을 정통하는 하나의 사건을 토대로 한다. 작가가 놓치고 싶지 않았을 의미 부여된 스토리에서 기발함이 엿보인다. 현실보다 더 강렬한 메시지로 다가오는 이미지들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작가의 픽셀은 세계를 그려나가는 지도와 같다. 어울리거나 어긋나는 방식으로 길을 만들어간다. 제3전시실의 작품들은 독립된 작품들을 이어 붙여 하나의 작품들이 되었다. 정면에 가변 설치된 작품은 우연성에 기초한 퍼즐 구성의 원본이 되는 작품들이다. 작가는 참여와 소통을 염두에 두어 개별성을 유지하면서도 모든 것과 연결될 수 있는 틀을 마련한다. 이는 참여자와 픽셀들 사이에서 수많은 의미와 열린 해석으로 나아간다.


 제어할 수 없는 폭발적인 픽셀 드로잉은 앉은 자리에서 에너지의 흐름이 끊기기 전까지 지속한다. 작가는 리듬을 읽어내는 사람이다. 작가의 픽셀 드로잉은 화면 전체의 반복적인 패턴 사이에서 리듬감이 느껴진다. 유사한 크기를 가진 사각형들의 반복과 강약을 살린 색채의 변주들이 시각적 리듬을 형성한다. 마카로 쓱쓱 면 안에 여러 번 덧칠되어 채워지는 색과 검은 선 구성이 소리를 응축하고 발산하는 것 같다. 픽셀 각각의 색채는 그의 심리를 담아내는 그릇이자 색으로 연주된 곡이다. 작가는 즐겨 듣는 음악에서 영감을 받아 픽셀을 조형적 단위로써 활용한다. 그의 음악에 대한 열정은 그가 작곡한 여러 편의 악보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음표는 수학 기호와도 닮아있다. 음악은 음들의 시간적 배열과 위치, 길이에서 계산과 측정을 위한 수학 모델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접근에서라면, 작가가 이번 전시에서 처음 선보이는 <수학 드로잉>은 음악의 연장선이기도 하다. 제2전시실에서는 작품과 더불어 작가의 습작 노트들이 전시되는데, 종이에 빼곡하게 채워나간 직접 작사·작곡한 악보와 수학 노트를 살펴볼 수 있다. 작가에게 숫자와 수학 공식, 좌표와 도형은 더는 셈을 위한 것이 아닌 음악의 메타포이고, 픽셀과 같은 기호로서 표현수단이 된다.


 작가의 언어는 순수하다. 불완전한 우리의 언어가 상대방에게 온전히 전달될 수 없다는 사실이 예술이 예술다울 수 있게 하는 점만큼이나 그의 픽셀 언어는 우리에게 더더욱 순수하고 솔직하게 다가온다. 각각의 픽셀에 부여된 적확한 색이 오히려 그의 말보다 앞서 다가오기 때문이다. 작가는 명료한 언어로 이루다 표현할 수 없는 말들, 분절된 언어의 한계성을 작가 고유의 ‘픽셀’로 작가가 추구하는 삶의 가치들을 대변한다. ‘픽셀’을 통해 작가가 정말 전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2016년 작 「손잡고 걸어가기, 상호의존」에서 작가는 이렇게 글을 남겼다. "우리가 어떤 상황에서도 손을 잡고 함께 가는 것입니다."  


                       
  ■ 세움아트스페이스 황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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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반컵반시리즈1, 종이에 마카, 47x64,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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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픽셀의 로봇1, 48x65cm, 종이에 마카,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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